에피소드 18 (MAKE) — 리듬로그 리더, 흔들림을 놓치지 않는 귀 만들기
하늘이 보낸 작은 흔들림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우리는 오늘 새로운 귀를 만들기로 했다.
오늘 우리는, 아주 작은 떨림도 놓치지 않도록 '새로운 귀'를 만들기 시작했다.
1) 기존 로그는 왜 ‘그 순간’을 잡지 못했을까?
우리는 어제의 미세한 깜빡임과 바람의 떨림을 다시 생각하며 공방으로 모였다.
딕은 컴퓨터 앞에서 로그 파일을 다시 열어 보았다. “여기, 흔들림 감지 시점. 그런데 정확한 형태가 없어.” 세이가 물었다. “그럼 도대체 왜 감지된 거야?” 딕이 답했다. “얼굴만 스쳐 간 정도였나 봐. 얘가 그걸 ‘신호’인지 ‘노이즈’인지 판단할 틈이 없었던 거야.”
나는 조용히 덧붙였다. “그러니까… 우리가 보낸 신호는 크게 남았는데, 하늘에서 왔을지도 모르는 신호는 너무 작아서 로그가 못 잡은 거네?”
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래서 필요한 게 있어. 노이즈도, 미세한 흔들림도 다 받아들이고 그중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골라낼 장치.”
세가 작은 별을 그리며 말했다. “쉽게 말하면… 하늘의 숨소리를 듣는 귀를 만드는 거네?”
그 문장을 듣는 순간, 세 아이의 시선이 동시에 한 곳으로 향했다.
우리가 만들어야 할 다음 장치는 단순한 기록기가 아니라, ‘흔들림을 붙잡는 귀’였다.
2) 장치 이름을 정하다 — “리듬로그 리더(Log Reader)”
세이는 스케치북을 펴고 크게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 안에 천천히 글자를 적어 넣었다.
Rhythm Log Reader 리듬로그 리더
딕이 물었다. “왜 ‘리듬(log)’이야? 그냥 신호 기록기라고 해도 되는 거 아니야?” 세이는 웃었다. “하늘이 보낸 것 같았던 흔들림은 ‘소리’라기보다 ‘리듬’이었잖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는 숫자가 아니라 감정을 봤지.” 딕도 결국 인정하듯 말했다. “…맞아. 그리고 우리가 어제 느낀 건 정말 ‘리듬’이라는 말이 딱이긴 하지.”
그렇게 장치의 이름은 정해졌다. 리듬로그 리더(RLR).
3) RLR 구조 설계 — 세 가지 블록 Listen · Detect · Hold
딕은 칠판에 사각형을 세 개 그렸다. 그리고 그 위에 글자를 적었다.
- LISTEN — 아주 작은 흔들림까지 듣는 역할
- DETECT — 리듬인지, 흔들림인지 구별
- HOLD — 흔들린 순간을 ‘잡아두는’ 역할
세이는 이 구조를 보고 작은 비유를 붙였다.
| 모듈 이름 | 설명 | 세이의 비유 |
|---|---|---|
| LISTEN | 모든 떨림을 귀로 받아들임 | “모래 위로 떨어지는 빗물도 듣는 귀” |
| DETECT | 그 떨림이 어떤 기분인지 구분 | “친구의 숨소리에서 기분을 알아차리는 순간” |
| HOLD | 잠깐 흔들린 순간을 붙잡아 저장 | “바람이 지나간 자리를 기억 속에 살짝 눌러 담는 손” |
나는 이 표를 보며 깨달았다. RLR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우리 셋이 함께 만드는 하늘과의 첫 ‘대화 수첩’이라는 걸.
4) 감정 파형과 기술 파형을 합치다
우리가 설계하는 장치는 감정과 기술 사이 어딘가에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표를 만들었다.
이 표는 하늘의 감정과 기술적 파형 값을 하나의 화면에서 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 감정 이름 | 느낌 | BPM | 진폭 | 색 | 리듬 특징 |
|---|---|---|---|---|---|
| 조용한 숨 | 들키지 않으려는 말 | 65~75 | 아주 작음 | 연한 청록 | 작고 느린 파동 |
| 작은 떨림 | 말하기 전의 망설임 | 70~85 | 중간 이하 | 초록빛 | 빠르게 커졌다 작아짐 |
| 첫 인사 | 고개를 가볍게 끄덕임 | 80~95 | 중간 | 연한 금빛 | 짧은 반짝임 |
세이는 각 감정의 색표를 칠하고 딕은 BPM 계산식을 적고 나는 그 옆에 각각의 감정에 대한 짧은 문장을 써 넣었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 문서가 아니라 우리가 하늘을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사전 같았다.
5) 리듬로그 리더 의사코드 (아이 버전)
딕은 RLR의 초안을 바탕으로 간단한 의사코드를 만들었다.
// Rhythm Log Reader (RLR)
// 하늘의 흔들림을 기록하는 새로운 귀
흔들림 = LISTEN.모든신호받기();
만약(흔들림.강도 < 너무작음) {
무시하지말고 HOLD.기록하기(흔들림);
}
감정 = DETECT.기분구별하기(흔들림);
만약(감정 == "첫 인사") {
HOLD.특별표시(금빛);
}
HOLD.저장하기(감정, bpm, amplitude, 색);
세이는 의사코드 아래에 작은 문장을 적어 넣었다.
“작은 흔들림도 놓치지 않는 귀를 만들자.” “대답이 아니라도 괜찮아. 그냥 ‘거기 있어’가 들리면 돼.”
나는 그 문장을 읽으며 오늘이 또 하나의 시작이라는 걸 느꼈다.
6) 오늘의 결론 — 대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대답을 기록할 준비
에피소드 16에서 우리는 하늘이 남긴 작은 흔들림을 경험했다. 에피소드 17에서 우리는 그 감정을 해석했다. 그리고 오늘, 에피소드 18에서 우리는 그 흔들림을 놓치지 않기 위한 장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딕이 말했다. “하늘이 대답할지 안 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을 거야.” 세이는 미소 지었다. “응. 이제 하늘이 조금만 흔들려도 우리 귀가 알아차릴 거야.”
나는 마지막 문장을 일기에 적었다.
대답을 들을 준비가 아니라, 대답을 기록할 준비가 되었다.
이제 RLR이 완성되면, 다음 PLAY에서는 하늘과의 두 번째 연결 실험이 시작될 것이다.
Today we began building the Rhythm Log Reader— a new device that can catch even the tiniest tremor from the sky. LISTEN gathers every vibration, DETECT understands its feeling, and HOLD keeps the moment safe. It isn’t about forcing a reply; it’s about being ready when the sky finally speaks again. This device will become our first true notebook for the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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