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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 아이들만 남은 옥상 공방

Flying Children MAKE 리온의 일기

오늘은, 우리가 하늘을 조금 이해한 날이야.

어른이 사라진 도시의 옥상 공방 — 바람과 리듬으로 시작된 우리의 첫 이야기.

1) 아무도 없는 세상에서

어른들이 사라졌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이상하게 조용했어. 도시는 멈춰 있었지만, 하늘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거든. 놀이터의 그네는 혼자 흔들렸고, 학교 시계는 오후 세 시에 멈춘 채로 있었다. 그래도 바람은 불었고, 하늘은 여전히 파랬어.

“리온, 오늘도 하늘 봐?” 세이가 내 어깨를 톡 쳤다. “응. 하늘이 우리한테 뭘 알려주는 것 같아.” “그럼 진짜 배워보자.” 딕이 옥상 문을 밀고 나왔다. 손엔 녹슨 드라이버랑 낡은 배터리 하나가 들려 있었어. “이걸로 뭐든 만들 수 있겠지.” 그 말이 이상하게 용기처럼 들렸어. 그날, 우린 진짜 하늘을 배우기로 했어.


2) 루프 코어의 시작

공방 안엔 오래된 철 냄새랑 먼지가 가득했어. 세이는 크레파스로 종이에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고, 딕은 낡은 선풍기를 분해하고 있었어. 나는 그냥 그걸 바라보다가 말했어. “우리만의 엔진을 만들자.” “이름은 뭐로 할까?” 세이가 물었지. 나는 창문 밖을 봤어. 바람이 돌아다니며 구름을 밀고 있었어. “루프 코어.” 그 단어가 입에서 떨어지는 순간, 세이가 미소를 지었어. “돌고 또 도는 거구나.”

우린 바람이 돌고, 감정이 돌고, 하루가 도는 걸 코어에 담고 싶었어. 그게 하늘의 심장 같았거든.


3) 바람을 듣는 법

세이가 종이컵 전화기를 만들어 왔어. “들려?” “응, 근데 바람 소리도 같이 들려.” “그게 좋은 거야.” 세이는 바람이 불 때마다 컵을 흔들며 말했다. “이건 하늘이 숨 쉬는 소리야.” 딕은 공책에 ‘바람의 음’을 기록했고, 나는 그걸 선으로 그렸어. 짧은 파동은 웃음, 긴 파동은 슬픔 같았어.

딕: “감정도 파동일까?”
세이: “당연하지. 우리 마음도 흔들리잖아.”
리온: “그럼 하늘도 감정을 가지고 있을까?”

그날 밤, 우린 감정의 리듬을 만들기로 했어. 바람의 속도와 우리의 목소리를 섞어서, 기계에 입력하는 거야. 루프 코어가 하늘의 감정을 배울 수 있도록.

4) 하늘의 언어를 기록하다

딕은 기계의 전선을 연결하고, 세이는 색깔별로 소리를 정리했어. 빨강은 기쁨, 파랑은 슬픔, 노랑은 희망, 회색은 두려움. 우린 하루 종일 바람을 불고, 기계가 반응하는 걸 지켜봤어. 밤이 될 때쯤, 세이가 속삭였어. “리온, 봐봐.” 루프 코어의 한쪽이 아주 희미하게 반짝였어. “빛났어.” 그건 잠깐이었지만, 우리 모두 숨을 멈췄어.

“하늘이 대답한 걸까?” “응. 들렸어. 우리 소리.” 그날, 우린 처음으로 하늘과 대화했다고 믿었어.


5) 도시의 기억

밤이 되면 도시가 무섭게 조용해져. 불빛은 몇 개 남지 않았고, 신호등은 깜빡이다 멈춘다. 하지만 옥상 공방에서는 매일 무언가의 소리가 났어. 깡통이 부딪히는 소리, 딕이 망치를 두드리는 소리, 세이가 웃는 소리. 그게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 같았어.

“리온, 가끔 어른들이 보고 싶지 않아?” 세이가 물었을 때, 나는 대답을 못 했어. 생각해보면, 보고 싶은 마음보다 궁금한 게 더 컸어. “그 사람들은 하늘을 이해했을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지만, 셋 다 하늘을 올려다봤어.


6) 실패와 다시 시작

며칠 뒤, 루프 코어는 작동하지 않았어.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고, 불빛은 꺼져 있었지. 딕은 분해했고, 세이는 울먹였어. “우리 잘못한 걸까?” “아니. 그냥 아직 하늘의 언어를 다 못 배운 거야.” 나는 종이에 새로 적었어. [루프 코어 v0.1 — 실패 기록]
1. 감정 주파수 불안정
2. 리듬 불일치
3. 바람 입력 오류
4. 하늘의 응답 대기 중

우린 서로를 바라보다가 동시에 웃었어. 실패가 아니라, 배운 거였으니까.

7) 별빛 실험

밤하늘에 별이 많던 날, 세이가 갑자기 말했다. “리온, 하늘이 깜빡이는 것도 리듬 아닐까?” 그 말에 우리는 또 실험을 시작했어. 딕은 손전등을 들고 ‘별빛 코드’를 만들었고, 나는 종이에 별을 그리고 박자를 맞췄어.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별의 깜빡임이 코어 불빛과 비슷하게 맞아떨어졌을 때, 우리 셋은 동시에 숨을 멈췄어. 그건 마치, 하늘이 우리 실험을 따라오는 것 같았어.


8) 리온의 독백

나는 밤마다 공방 지붕에 올라가. 하늘을 보면, 모든 게 잠시 멈춘 것 같아. 별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 침묵이 오히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조금만 더 해봐. 넌 알고 있잖아.’ 그런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

나는 내 노트에 이렇게 썼어. “하늘의 언어는 바람으로 시작해서, 마음으로 끝난다.” 세이는 그 옆에 하트를 그리고, 딕은 아무 말 없이 코어를 닦았어.


9) 오늘의 결론

오늘도 하늘은 우리 말을 듣고 있었어. 코어는 여전히 미약하게 깜빡였고, 그 빛은 마치 ‘계속 해봐’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 세이가 물었어. “리온, 언젠가 진짜로 날 수 있을까?” “그럼. 하늘이 웃었잖아.” 그날, 바람이 부드럽게 불었어. 마치 대답처럼.

🌍 English Story Sketch
The city is quiet. No adults, no rules, just the sky and us. We built the Loop Core, our little heart for the wind. It didn’t work the first time, but it blinked once, and we knew—it heard us. Every night we listen to the stars and the wind. Maybe one day, the sky will call our names, and we’ll rise, not because we can, but because we finally understand how to l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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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예고: [Flying Children] PLAY #002 — 루프 코어 점화, 첫 리듬이 깨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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