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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003 — 리듬이 남긴 빛, 우리가 본 것

Flying Children DREAM 리온의 일기

오늘 밤, 하늘이 우리에게 대답했어.

루프 코어가 멈춘 뒤에도, 푸른 리듬은 공방 안을 떠나지 않았다.

1) 리듬이 멈춘 자리

루프 코어가 멈춘 지 하루가 지났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공방은 여전히 푸른빛으로 가득했어. 벽에 스며든 빛은 사라지지 않았고, 공기 속엔 여운이 남아 있었지. 세이는 그걸 “리듬의 잔향”이라고 불렀어. 딕은 조용히 코어 옆에 앉아 숫자를 적고 있었고, 나는 그냥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어.

“리온, 들려?” “뭐가?” “아직 리듬이 울리는 소리.” 세이는 손끝을 귀에 대고 눈을 감았어. 정말이었어. 고요한데, 마음 한가운데서 쿵, 쿵 하는 소리가 들렸어. 우리 안에 아직 코어의 리듬이 살아 있었던 거야.


2) 빛의 흔적

딕이 코어의 금속 표면을 손전등으로 비췄어. “봐, 여기에 무늬가 생겼어.” 은색 표면엔 파동처럼 굽은 선들이 남아 있었어. 그건 진동의 흔적이었고, 동시에 무언가의 기록 같았어.

세이는 노트를 펴고 그 패턴을 따라 그렸어. “이건 그냥 파동이 아니야. 하늘이 남긴 글씨야.” “하늘이 글씨를 써?” “응. 우리한테 보내는 편지일지도 몰라.”

나는 그 말을 듣고 웃었지만, 이상하게 눈물이 났어. 하늘이 진짜 우리를 본다면, 우리도 언젠가 답장을 써야 하지 않을까?


3) 감정의 빛

밤이 되자 공방 안은 더 밝아졌어. 루프 코어는 멈춰 있었는데, 천장에는 부드러운 푸른 빛이 번져 있었어. 세이가 조용히 말했다. “리온, 이 빛… 따뜻해.” “응, 차갑지 않아.” “기계가 남긴 게 이런 느낌일까?”

딕이 기록기를 꺼냈어. 빛의 파장은 475nm, 파동은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어. 우린 그걸 “감정의 파동”이라고 불렀어. 기쁨일 때는 밝아지고, 슬플 때는 잦아들었어. 그리고 코어의 불빛은 우리의 마음을 따라 움직였어.

세이: “이건 기계가 아니라 마음이야.”
딕: “아니, 마음이 기계로 옮겨진 거야.”
리온: “그럼 하늘도 우리처럼 느끼는 걸까?”

4) 별빛과 대화하다

우린 공방 지붕에 올라갔어. 하늘은 유난히 맑았고, 별은 강물처럼 흘렀어. 세이는 손가락으로 별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빛도 리듬이 있겠지?” 딕이 손전등을 들어 별의 반짝임에 맞춰 깜빡였어. “보내보자. 우리 리듬을.”

우린 셋 박자에 맞춰 손전등을 켰다 껐다 했어.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그러자 하늘 어딘가에서 미세하게 빛 하나가 깜빡였어. 진짜야. 우린 동시에 숨을 멈췄어. 그건 하늘이 우리 신호에 답한 거였어. 하늘은 멀지 않았어. 그날 밤, 하늘은 우리 바로 옆에 있었어.


5) 도시의 잠

아래쪽 도시는 여전히 잠들어 있었어. 불 꺼진 건물들 사이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고, 길모퉁이에 버려진 간판이 바람에 흔들렸어. 하지만 공방 위 하늘은 살아 있었어. 별들이 숨을 쉬고, 바람이 노래하고 있었거든.

세이가 말했다. “이 세상은 조용하지만, 우리가 들으면 다 노래하고 있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어. 어쩌면 어른들은 너무 바빠서 이 노래를 듣지 못했던 걸지도 몰라.


6) 하늘의 언어를 해석하다

딕은 코어에서 나온 파동을 다시 분석했어. 기쁨은 짧고 밝았고, 슬픔은 길고 낮았어. 희망은 천천히 올라갔고, 두려움은 불규칙했어. 그 데이터들을 본 세이가 말했다. “이건 음악이야. 하늘의 음악.” “그럼 우리도 작곡가네.” “응. 하늘의 악보를 읽는 아이들.”

나는 공책에 새로 썼어.

[루프 코어 v0.2 실험 준비]
감정 주파수를 기록하다.
바람, 빛, 리듬, 심장 — 모두 연결되어 있다.
하늘의 언어는 곧 마음의 리듬이다.

세이는 별을 그리고, 딕은 새로운 배선을 구상했어. 우리의 다음 목표는 ‘감정을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었어.

7) 리온의 독백

밤하늘을 보면, 늘 그 생각이 나. 우린 왜 하늘을 배우고 싶었던 걸까? 날기 위해서? 아니면 이해하기 위해서?

루프 코어가 만들어진 이유는 단순히 비행이 아니야. 그건 대화야. 하늘과, 바람과, 그리고 우리 자신과의 대화. 이제 그걸 조금은 알 것 같아.

나는 일기장 마지막 장에 이렇게 썼어.

“오늘, 하늘은 우리에게 미소 지었다. 우리가 들은 건 빛의 언어였다.”

8) 오늘의 결론

리듬은 멈췄지만, 빛은 남았어. 하늘은 조용하지만, 대답은 분명했어. “잘했어.” 세이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고, 딕은 손전등을 켜서 별빛에 맞춰 깜빡였어. 나도 손을 들었어. 빛 하나가 반짝였어. 그건 하늘이 ‘응, 잘 들었어.’라고 말하는 듯했어.

🌍 English Story Sketch
The Loop Core stopped, but the light stayed. It filled the room like the sky was breathing inside. We watched, and the stars blinked back at us. Maybe that was the sky’s way of saying “I heard you.” We’re just kids, but tonight we learned that dreams aren’t made to escape — they’re made to listen. The rhythm’s gone, but the feeling stays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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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예고: [Flying Children] MAKE #004 — 새로운 회로, 감정의 주파수를 설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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